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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서쪽 오름 나들이, 새별오름, 금오름

제주금악오름
제주금악오름

애월의 대표적인 오름, 새별오름

제주에서 제주 도민과 관광객이 두루 많이 찾는 오름을 꼽으라면 단연 새별오름이 아닌가 싶다. 코로나 이전에는 매해 새별오름에서 들불 축제가 열렸는데 다른 지방의 소규모 쥐불놀이나 달집 태우기와는 다르게 새별 오름 한 면을 전체로 태우는 아주 거대한 들불 축제였다. 보통 3박 4일 동안 여러 가지 행사와 함께 진행되며 개막식과 폐막식에는 꽤 규모가 있는 공연도 함께 진행되었다. 올해에는 코로나가 약간 잠잠해지면서 들불 축제를 다시금 진행하려고 했으나 올초 강원도의 큰 산불이 진화되지 않아 많은 국민들이 시름에 잠겨 있던 상태여서 이러한 기간에 들불 축제가 진행되는 것에 대한 여론이 좋지 않아 결국 취소되었다.

 

새별 오름은 제주시 애월읍에 위치하고 있으며 근처에 당오름, 누운 오름, 바리메 오름 등 제주 내에서도 많은 오름이 밀집해 있는 서부 중산간 지역에 자리 잡고 있다. 저녁 하늘에 샛별과 같이 외롭게 서 있다.'라고 하여 붙여진 이름으로 매해 가을이면 많은 억새들이 장관을 이루어 오름 아래에서 오름을 올려다 보아도, 오름에 등반에서 아래를 내려다 보아도 모두 아름다운 억새 풍경을 볼 수 있다.

 

오름 자체는 약간 가파른 편이어 등반 시에 야자수 매트가 깔려 있는 길을 걷되, 양쪽으로 비치되어 있는 밧줄을 잡고 천천히 올라가는 편이 안전하며 비가 오거나 혹은 비가 내린 이후에라도 바닥이 많이 미끄러울 수 있으니 웬만하면 운동화나 트래킹화를 신고 오르는 것을 추천한다. 그러나 높이 자체는 해발 519m 정도로 높지 않아 정상까지 등반하는 시간은 30분 내외로 비교적 쉽게 오를 수 있다.


가는 방법? 제주 공항에서 차량으로 평화로를 이용하면 약 30분 내외가 소요된다.
편의 시설? 넓은 주차장을 무료로 이용할 수 있으며, 야외화장실이 잘 정비되어 있다.
보통 새별 오름 앞쪽으로 다양한 먹거리를 맛볼 수 있는 푸드트럭이 자리 잡고 있다.

새별 오름 카페, 새빌에서 핑크 뮬리 즐기기

과거부터 지금까지 새별오름은 가을 억새로 유명했었는데 몇 해전부터는 핑크 뮬리도 함께 유명해지고 있다. 새별오름 앞쪽에 위치한 '카페 새빌'은 신기하게도 예전 그린리조트 호텔 건물 외관을 그대로 사용하고 있어 옛 운치가 느껴지는 공간이다. 카페 건물 자체는 1, 2층 모두 통창으로 되어 있어 카페에서 새별오름과 가을 억새, 핑크 뮬리가 한눈에 들어오는 구조이다.

카페는 기본적으로 커피류와 제주산 당근 주스, 에이드 및 티를 판매하고 있으며 음료와 함께 다양한 베이커리도 판매하고 있어 골라먹는 재미를 느낄 수 있다.

* 핑크 뮬리?
핑크 뮬리는 전세계적으로 흔히 사용되는 조경용 식재이며, 본래는 미국의 서부와 중부의 따뜻한 평야 지역에서 자생하는 식물이다. 우리나라의 경우 2019년 이후 핑크 뮬리가 생태계위해성을 가진 외래생물로 평가되어 현재 지속적으로 관찰을 진행하고 있는 중이다.

금오름에 올라 일몰 감상하기

금오름은 금악 오름이라고도 불리며 새별오름에서 서귀포시 쪽으로 약간 더 내려가면 만날 수 있다. 위치는 한림읍 금악리 금악마을에 자리하고 있으며 오름 정상까지 오르는 길은 포장이 잘 되어 있어 누구나 손쉽게 오를 수 있다. 분화구를 중심으로 남북으로 두 개의 봉우리가 있으며 정상에서 바라보는 경치와 분화구의 능선이 아름다워 관광객들이 많이 찾는 오름 중 하나이다. 분화구의 둘레는 약 1.2km로 산책길이 나 있어 능선을 한 바퀴 쭉 둘러보며 주변 경치를 감상할 수 있다.

 

나는 날씨가 좋을 때면 종종 일몰을 보러 금오름을 찾았는데, 제주는 생각보다 하늘이 쨍하고 맑은 날이 많지 않아 일몰 타이밍 잡기가 쉽지는 않다. 물론 날이 흐리면 흐린 대로의 맛이 있지만 그래도 붉게 물들어가는 하늘과 구름과 능선을 보고 있노라면, 저절로 마음이 따뜻해 지곤 했다. 나는 언제나 산보다는 바다를 훨씬 좋아하는데, 오름은 등산의 개념보다는 산책의 개념이 더 짙은 오름들이 많아 육지에 올라온 이후에도 산책이 고플 때면 종종 아름다웠던 오름들이 떠오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