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김영갑 갤러리 두모악
제주 동쪽의 작은 마을 안에는 따뜻한 감성의 제주를 닮은 갤러리 하나가 들어서 있는데, 주소지로는 서귀포시 성산읍 삼달로 137에 위치한다. 갤러리의 이름은 '김영갑 갤러리 두모악'으로 충남 부여 출생의 작가 김영갑이 20여 년 동안 제주의 풍경을 담아온 세월의 기록이 보관되어 있다.
김영갑, 그는 누구인가?
김영갑은 충남 부여 출생이지만 주소지를 서울에 두고 1980년대 초부터 제주도와 육지를 오가며 제주에서 사진 작업을 진행했다. 이후 1980년대 중반에는 아예 제주에 정착하여 오롯이 섬 생활에 집중하였다. 제주에서 작업물이 많아지면서 사진을 전시하기 위해 제주 동쪽의 작은 초등학교를 전시관으로 개관했다. 그러던 중 그는 어느 순간부터 이유 없는 통증에 시달리게 되는데, 안타깝게도 루게릭병을 진단받는다. 그 이후 6년간의 투병생활과 작품생활을 이어가다가 2005년 그가 사랑하는 제주, 그리고 두모악에서 숨을 거둔다.
두모악이란?
'두모악'이란 한라산의 옛 이름을 지칭하는 말로 갤러리에서는 단층짜리 폐교를 개조하여 만든 전시관과 김영갑 작가가 손수 꾸민 정원을 일컫는 말로 사용된다. 갤러리는 매표 후 입구에 들어서면 작가의 유품 전시실이 왼편에 마련되어 있어 유리창을 통해 작가가 사용하던 카메라와 유품 등을 볼 수 있다(입장 불가). 매표 앞쪽에는 작게나마 작가의 작품집과 엽서 등의 굿즈를 판매하고 있다. 갤러리 안쪽에는 작가의 생전 모습을 담은 영상실과 사진 작품을 전시해 놓은 두모악관, 하날오름관이 있고 건물 뒤쪽으로는 무인 찻집이 운영되고 있다. 무인찻집에서 커피나 차를 한잔하면서 벽면에 연도별 책 형식으로 보관되어 있는 방명록에 발자취를 남겨볼 수도 있다.
갤러리 이용 안내
가는 방법?
제주 공항에서 차량으로 번영로를 이용하여 50분 내외가 소요된다. 버스는 공항에서 331번, 43-1번을 탑승하여 제주 버스터미널에서 221번으로 환승하여 총 1시간 30분 내외가 소요된다. 시내권에서 출발하는 경우 제주 시외버스 터미널에서 마찬가지로 221번을 탑승하여 1시간 10분 내외가 소요된다. 위치적으로 대중교통을 이용하기 불편하기에 웬만하면 자차로 이동하는 것을 추천한다.
입장료? 50명 이상 단체 관람 시 전화로 일정 확인이 필요하다.
성인 | 청소년, 군인, 국가유공자, 제주도민 | 어린이, 경로(65세 이상) | 3세이하, 장애인 |
4,500원 | 3,000원 | 1,500원 | 무료 |
관람 시간? 계절별로 상이하게 운영되며, 관람시간 30분 전에 입장 마감한다.
봄(3~6월) | 여름(7~8월) | 가을(9~10월) | 겨울(11~2월) |
09:30 ~ 18:00 | 09:30 ~ 18:30 | 09:30 ~ 18:00 | 09:30 ~ 17:00 |
- 주차장 이용 : 갤러리 옆으로 커다란 공터가 주차장으로 이용되며, 무료 주차 가능하다.
- 휴관일 : 매주 수요일 휴관, 신정(1월 1일) 및 설날, 추석 당일 휴관
고즈넉한 매력의 두모악 정원
최근에야 미디어 아트가 왕왕 성행하여 단순히 미술 작품을 보여준다기보다는 음악과 미술이 하나의 장르처럼 함께 보이는 곳이 많지만, 나는 아무래도 아직까지는 일반적으로 미술관이나 갤러리의 정적인 분위기를 조금 더 선호하는 경향이 있다. 제주에는 다양한 미술관과 갤러리가 잇는데 그중 주기적으로 방문하는 곳이 3곳 있다. 첫째는 제주도립미술관, 둘째는 본태박물관, 마지막 하나가 바로 김영갑 갤러리 두모악이다.
갤러리는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위치부터 시골 마을에 자리 잡고 있어 장시간 이동을 해야 하는 단점이 있지만 또 뭐랄까. 이 또한 찾아가는 재미가 있는 것 같다. 그리고 시 외곽에 위치하다 보니 그 특유의 고즈넉한 분위기가 사시사철 깃들어 있어 혼자 생각할 것들이 있거나 고민이 있을 때 항상 김영갑 갤러리가 생각이 난다. 그리고 전시관을 작은 폐교를 이용했다는 점과 아름다운 정원이 있다는 점도 매력적인 부분이다. 특히 가을에 가면 빨간 단풍과 단아하게 쌓아 올려진 돌담이 어우러져, 가만가만 굽이진 정원을 걷다 보면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정원의 분위기에 심취하게 된다. 비록 작가를 생전에 만나보지는 못했지만 그가 사랑했던, 그가 표현하고자 했던 그리고 그가 사진을 통해 보여주고자 했던 제주의 모습이 어떤 모습인지, 현재 운영되고 있는 갤러리를 통해 온전히 느낄 수 있다. 그래서 앞으로 수년간 시간이 흐른다고 해도 계속해서 방문하고 싶은 곳으로 마음속에 남아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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